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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 MESSAGE

'지금 이 자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 정각원장 철우 스님

등록일 2023.08.24. 작성자 관리자 조회 692

 

정각원장 철우스님

 

안녕하십니까, 미래의 희망을 위해 자신의 길을 열심히 준비하고 정진하는 WISE캠퍼스 학우 여러분 지면을 통하여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들을 보면서 조사선(祖師禪)에서 결론에 도달한 한 구절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당하즉시(當下卽是)라는 구절입니다. ‘당하라는 말은 자신의 아래[]를 감당 혹은 장악[]하라는 말입니다. 공간적으로는 현재 자기가 처해 있는 이 자리라는 말이고, 시간상으로 바로 지금이라는 말로서 지금 이 자리라는 뜻이 됩니다. 그리고 즉시에서 ()’은 접근한다는 의미이고, ‘()’는 옳다는 뜻으로부터 진리라는 의미까지 메타포가 가능한 말입니다. 그에 따라 당하즉시는 자신이 처해 있는 지금 이 자리가 바로 참다운 진리에 나아가는 가장 완벽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당하즉시’, 이 말은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아도 될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지금의 이 자리에 마음을 다하여 충실한가 하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초기 경전인 잡아함경에는 나는 옛날 바른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였을 때,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선정(禪定)에 들어서 나의 마음이 어느 곳으로 향하는가를 사유해 보았다. 그래서 내 마음이 과거의 욕망을 많이 좇고, 현재의 욕망은 조금 좇으며, 미래 세상을 좇는 것은 적다는 것을 관찰하였다.”라고 설하셨듯이 부처님께서도 정각(正覺)을 이루시기 전에는 당신의 마음이 과거로 더욱 많이 이끌렸음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같이 우리는 현재에 충실하기보다는 이미 지나간 일에 미련을 두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유명한 금강경(金剛經)에서는 과거의 마음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라고 하고, “과거의 시간을 붙잡을 수 없고 현재의 시간을 붙잡을 수 없으며, 미래의 시간도 붙잡을 수 없다.”라고 설법하십니다. 이는 우리의 참다운 마음이 늘 이미 존재하지도 않는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음을 질타하는 말입니다. 이러한 금강경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조사선이 출현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당하즉시를 결론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지나간 일이나 시간은 결코 돌이킬 수 없으며, 미래의 일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자리임이 분명합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여러 방향을 생각하고 계획을 세웁니다. 흔히 실패할 계획을 세우지는 않지만, 항상 계획에 실패한다는 말들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충실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는 과거가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고, 또한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지금 이 자리가 쌓여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계획이 성공하고자 한다면,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바로 현재의 지금 이 자리가 절대적으로 중요할 뿐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조사선에서는 또한 조고각하(照顧脚下)’를 누누이 강조합니다. 자신의 발밑을 항상 조심스럽게 관찰하라는 말입니다. 마치 산을 오르는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발밑을 조심하면서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정상에 도달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동국대 WISE캠퍼스의 모든 이들이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과 원력(願力) 속에서 자신이 원함을 실현하도록 늘 부처님 전에 두 손 모아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