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교수 "모든 기계는 윤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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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계에는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기능이 필요하다. 좋은 윤활유는 기계의 내구성을 지켜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도 줄여주고, 윤활유의 사용 기간을 늘려서 지구 환경에도 도움을 준다. 기계시스템의 마찰, 마모, 윤활을 다루는 한국트라이볼로지학회에서 최근에 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홍성호 교수로부터 윤활유와 관련된 연구와 신설되는 자동차소재부품공학과에 대해서 들어본다.
홍성호 교수가 현재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분야는 두가지이다. 첫번째는 윤활유 센서를 통해서 기계를 상태진단하는 연구이고, 두번째는 사용 기간이 오래 되어 오염된 윤활유를 정제하는 기술이다. 2022년에 한국트라이볼로지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것은 두번째 연구 분야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일 플러싱 기법을 개선하게 되었다. 오일 플러싱은 윤활유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방식인데, 기계시스템내에 남아 있는 찌꺼기와 오염물을 완벽하게 제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기존의 잔존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면 새로운 윤활유(신유)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기계의 수명을 늘일 수 있다.
홍성호 교수는 기존의 오일 플러싱 과정에 마이크로버블 발생장치를 결합했다. 이 연구로 2022년 한국트라이볼로지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마이크로버블은 미세 기포라고 하는데 일반 버블보다 아주 작은 기포를 말한다. 미세 기포는 윤활유 순환 과정에 파괴되어 이물질들을 윤활 벽면이나 바닥으로부터 분리시켜 오일 플러싱의 효과를 개선시킨다. 새로운 방법을 대우조선해양 등에서 사용해 본 결과 이전의 오일 플러싱 보다 높은 효율성을 보였다고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환경보호에도 기여하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폐기되는 윤활유는 유해한 성분들이 많은데 사용기간을 50% 이상 늘이게 되면 환경적으로나 경영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ESG 경영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환경문제에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기업 이미지와 수출 등에도 이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면 윤활유는 아주 다양한 기계 분야에 적용된다. 예를 들면, 탱크와 같은 방산 기계에서 윤활유 사용기간을 늘이는 것은 전쟁 수행의 효율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KTX에도 윤활유를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항공기, 산업용 발전기에도 윤활유를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윤활유에 대한 기술은 산업계에 필수불가결한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첫번째 연구 주제인 센서를 기반으로 한 윤활유 진단인데, 윤활유 센서를 이용해서 기계의 상태를 진단하는 연구분야이다. 이전에는 윤활유를 직접 체취해서 실험실에서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계의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를 센서 기반으로 변경하면 기계의 문제점을 리얼타임으로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산학협력으로 과제를 진행하고 있어서 조만간 다양한 결과를 내 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윤활유 분석을 통한 기계 상태 진단 분야는 한국설비진단자격인증원의 관련 분과의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기관은 자격증을 포함해서 시험문제 출제, 교육기관 감독 평가 등을 담당하고 있어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윤활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기계공학이 전공인 홍 교수는 베어링과 유압 밸브에 대한 설계를 박사 과정 때 연구했는데 산업현장에서는 윤활유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제조회사 이외는 구체적인 설명과 연구를 하는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4차 산업을 대표하는 스마트 팩토리는 공장의 자동화와 무인화를 의미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계 상태를 원격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윤활유 연구는 동력의 전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마찰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자동차의 브레이크 시스템은 제동을 위해 마찰을 키워야 한다. 기계적인 메커니즘에서 마찰을 잘 조절해야 하듯이 사회에서도 마찰을 피할 수 있는 제도나 활동에서 잘 조절해야 한다. 마찰이 없는 사회는 혼돈이 없는 이상적인 사회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다이나믹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마찰이 필요하다.
올해 동국대 WISE캠퍼스에 지역 연계형 특성화 학과인 자동차소재부품공학과가 신설된 것은 산학협력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경주 지역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산업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육도 주입식이 아닌 산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을 수업에 연관시키려고 한다. 이를 통해서 자동차 관련 교육이 왜 필요한지를 학생들이 체감하게 될 것이다. 또 학생들이 사업에 인턴으로 나가서 현장 실습을 통해서 실제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다.
새롭게 신설된 학과는 지역과 연계된 특성화 학과로 교육 인프라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 뿐만 아니라 1학년 학생 전원이 첫해에 한해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받게 된다. 이런 학과는 동국대 WISE캠퍼스에 유일하다. 지역 산업은 물론이고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자동차 관련 기업들에 취업 가능하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동차 관련 회사들 중에는 유망한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다. 경주 지역을 예를 들면, 일진 베어링과 같은 회사가 대표적인데, 이런 기업들이 경주 지역에는 적지 않아서 다른 과에 비해서 취업률이 좋은 편이다.
* 홍성호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의 엔진 기계 사업부에서 선박용, 발전용, 엔진 개발에 참여했다. 2017년부터 동국대 WISE캠퍼스에 부임해, 현재는 기계시스템공학전공에 재직중이다. 2021년 4월부터 경북지역 풍력에너지 클러스터 인재양성 사업과 2022년 6월부터는 포뮬러원 사업의 과제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2020년 12월에는 홍교수의 논문이 STLE(미국윤활학회)에 Featured article로 선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한국트라이볼로지학회로부터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영국 과학기술의학출판사 InTechOpen(인텍)에서 출간한 Tribology of Machine Elements에 공동저자로 참여해 Tribology in marine diesel engines라는 제목으로 집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인터뷰/편집 동국대 WISE캠퍼스 전략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