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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 인터뷰

환자에게서 배운 귀한 경험을 환자를 위한 실용적인 연구로 보답하는 연구자 - 심재란 간호학과 교수

등록일 2023.01.26. 작성자 관리자 조회 3730

편집자 주

휴일에 갑자기 복통이 터져서 응급실을 찾은 경우가 있나요?

응급실에 실려 갔지만, 장시간 기다린 후에 간단한 처치만 받고 돌아온 적이 있나요? 어린 자식이 갑자기 열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응급실로 뛰어간 적이 있나요? 위의 질문들을 읽고 머리를 끄떡이고 있었다면 여러분들은 심재란 교수의 연구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에 납득할 것이다.

최근 심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에 선정되어, 3년 6개월 간 약 4억 2천만원의 연구비 지원받았다.  ‘모바일 환경의 치료 알고리즘 기반 대화형 급성중독환자 응급처치 의사결정지원 시스템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인 심교수에게 연구 내용에 대해서 들어 보도록 하겠다.  

 

심재란교수

 

 WISE캠퍼스 박물관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마치 환자가 치료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을 듣는 것과 같은 안심과 편안함을 느끼게 했다. 이런 분위기는 아마도 심 교수가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16년여간의 임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 간호사 출신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들어 진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이런 실무 경험을 시작으로 실무와 연구를 이어가는 것은 심교수의 특징이다. 임상 경험을 토대로 석사 학위과정에서는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조기진단하기 위한 선별 인자에 대해서 연구했고, 석사 과정과 병행해서 응급전문간호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박사 학위연구에서는 임상 경험을 토대로 심부전 환자가 병원에서 의료진에 의한 치료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퇴원 후에 스스로 자가간호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탁상형 다이어리를 개발하였고,  이 연구를 한국연구재단 생애 첫 연구를 통해서 심부전 환자를 위한 자가간호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만성 환자의 자기 주도적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심 교수의 연구는 오랜 임상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지만, 이는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의사의 관점과는 다른 환자의 입장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심부전 증상은 심근경색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를 통해서 재확인 했다고 한다. 심부전이란 병은 치료가 되는 병이 아니고 증상 관리를 하며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해 퇴원 후에도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환자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환자 스스로가 건강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교수는 임상경험을 통해서, 환자의 자기 관리를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자기 관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도구의 부재에 대한 상황을 개선하려고 하였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자가 관리를 위한 탁상용 달력이었다. “실제로 건강을 관리하는 체크 리스트 처럼 사용하면서 자기 건강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가 매일 혈압이나 혈당을 측정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관리 해 주지 않아도 환자 스스로 자신의 건강 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 겁니다”

 

“간호학이란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를 둘러싼 주변 환경, 즉 환자의 보호자와 환자가 생활하는 환경과 같이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대상까지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학문이다” 환자의 전반적인 문제를 관찰해서 질병을 포함한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간호학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심교수는 "간호사는 환자가 불편하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전반적인 것을 먼저 파악해야 하고, 환자가 힘들어 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3교대로 24시간 근무를 하게 되는데, 이것은 의사가 없는 시간에도 환자의 지근거리에서 문제를 빨리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입니다” 라고 설명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를 만나는 시간 보다는 간호사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은 편이여서, 환자의 최근접 지점에 있는 간호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상 현장에 있다 보면 응급 상황에 굳이 병원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데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예를 들면, 락스를 마신 환자의 경우, 우유를 마시면 쉽게 독성을 중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급성 중독과 관련된 사례는 이런 지식만 있으면 의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내 실정은 약물 중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응급실로 전화를 걸거나 달려 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모든 의료진은 응급실 내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일하기 때문에 전화 연결이 쉽지 않고, 또 다른 응급 환자의 전화를 받다 보면 응급실에 도착한 중증의 위급한 환자의 진료 우선순위가 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은 의사나 중독환자 서로에게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중독환자는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되기도 하고, 의료진은 다른 중환자를 치료할 시간을 빼앗기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의사가 진찰하지 않아도 일반인에게 중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스스로 처치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정보를 어플리케이션이나 챗봇을 통해서 24시간 제공한다면, 약물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을 앞당기고, 중증환자에게 응급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넓혀 주게 된다. 

 

“우리 학생들은 제가 임상에서 있었던 경험을 들려주면 마치 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관심을 보여요. 학생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이니까 궁금하기도 하겠죠. 학생들에게는 '임상 현장에 가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라는 조언을 많이 해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를 둘러싼 모든 사람에게 소중한 존재로 인정을 받아야 해요. 제가 깨달은 직장 동료에게 호감을 갖게 하고 인정받는 태도와 언어의 첫 걸음이 “제가 할게요”라고 솔선수범하는 겁니다. 그리고 인사를 잘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죠” 

 

심재란교수


WISE캠퍼스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교육시키는 곳입니다.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먼저 나서서 일하는 자비의 정신을 키워 줄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힘든 병원 임상 생활을 견디고 전문 간호인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은 강인한 체력뿐만 아니라 마음을 강하게 하는 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간호학도 환자의 상태를 재현하는 시뮬레이터 모형과 환자 데이터 관리를 태블릿으로 하여 재현하는 정보화 시스템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시뮬레이션 간호문제 중심학습이라는 교과목을 통해서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사례를 그대로 재현하여 학생과 교수, 학생과 학생이 역할을 정하고 정해진 역할 내에서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사회에 나가서 현장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미리 임상현실을 임상현장과 유사하게 접하고, 상황을 통해 배우고 나가도록 하는 것이 특히 간호학에서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WISE캠퍼스는 메타버스와 같은 4차 정보화 혁명의 기술들을 잘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분야와도 융합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급변화는 사회의 변화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인문학적인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WISE캠퍼스는 4차 정보화 혁명과 인문학적 정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사진 동국대 WISE캠퍼스 전략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