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1학기 신임교원 - 김정남 중어중문학과 교수
Q. 우리 학교에 부임하신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먼저 교수님의 약력과 전공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1997년에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입학하였습니다. 2004년 여름에 학부를 졸업하고 2005년부터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하였습니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고문자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9년 석사과정을 마치고 2010년에 상해 복단(復旦)대학 박사과정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한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 한자와 죽간(竹簡) 문헌에 대한 연구 기반이 빈약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연구 환경이 잘 갖추어진 상해 복단대로 진학하였습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한양대, 서울대, 단국대, 명지대 등에서 중국어와 한자, 중국 고적 관련 수업을 담당하였고 2022년 7월부터 경상국립대학교 국제 지역 연구원에서 학술 연구교수로 재직하던 중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로 발령받았습니다.
Q. 교수님께서 그동안 전공 분야에서 이루셨던 연구, 경력 혹은 성과에 대해 소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A. 제 전공은 중국 고문자학입니다.
갑골문 이후부터 현재 사용하는 해서까지 한자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였는데요. 그 중에서도 춘추전국시대 사람들이 사용하던 전국문자(戰國文字)를 중심으로 갑골문과 같은 상형성이 농후한 한자에서 해서(楷書)로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출판된 한자 관련 교재나 이론서가 주로 육서(六書) 이론이나 유학 사상을 기반으로 한자를 분석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저는 춘추전국시대에 생존했던 중국인들이 한자를 사용했던 흔적들을 수집하여 그 당시 중국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한자를 활용하고 그들의 언어를 표기하였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박사학위논문도 한자를 기본적으로 언어 표현 도구로 전제하고 춘추전국시대 사람들의 한자 사용 방식을 분석한 후, 전국시대 죽간에 기록된 상서(尙書)라는 고적을 분석하는데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박사과정 졸업 후로는 연구 범위를 춘추전국시대에 국한시키지 않고 오늘날 사용하는 한자, 현재 중국어와의 연계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현재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에서 진행 중인 『설문해자주』 역주(譯註) 사업에서 자원(字源) 보주(補註) 부분을 담당하여 집필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 주제는 무엇일까요?
A. 제가 관심 가지고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한자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입니다.
한자의 형태, 소리, 의미 관계, 문헌 용례 등을 입체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말합니다. 전래문헌과 대형 자전(字典) 뿐만 아니라 갑골이나 죽간 등의 고고학 출토 유물까지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설계해보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출토 유물의 내용을 자연스러운 한국어로 번역하고 싶습니다. 출토 유물은 고고학 발굴 조사를 거쳐 발견된 자료들을 말합니다. 이 중에서 갑골이나 죽간, 청동기처럼 글씨가 있는 자료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논어』, 『맹자』 등의 문헌들은 시대적 배경이나 왕조의 정치적 요구로 끊임없이 수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출토 유물은 후대인의 의도가 반영되지 않은 원시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한자 형태나 중국어 변천 과정, 더 넓게는 역사서에 기록되지 못했던 사건들을 발견할 수도 있고 사상적 연원까지 확인해볼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입니다. 자료가 지닌 가치에 비해서 한국어로 번역된 성과물들이 아직은 극히 적습니다. 그래서 향후 파급효과가 큰 중요 문헌부터 순차적으로 번역해나갈 계획입니다. 이 두 가지 작업은 기존에 잘못 알고 있었던 한자와 고대 중국 사상 등을 바로 알게 해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WISE캠퍼스가 키우는 인재를 '현명한 미래 인재 Wisian(와이지안)'이라고 부릅니다. Wisian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A. 고금을 막론하고 인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은 타인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의 귀감이 될 만한 사람을 ‘聖人’이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에서 ‘聖’의 본의가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다”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경청’은 정보를 얻고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기본 소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IT기술의 진보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활용 가능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 능력을 신장하여 현명한 미래 인재 “Wisian(와이지안)”으로 거듭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