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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 인터뷰

‘정보화 시대의 혈관’ 케이블 진단 기술 연구 - 권구영 스마트안전공학부 교수

등록일 2023.06.13. 작성자 관리자 조회 1976

편집자 주

정보화 시대에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케이블은 인간에게 있어서 혈관에 해당한다. 혈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신체 구석구석에 영양분을 공급하지 못하며 뇌에는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인간의 혈관 길이가 6000킬로미터에 달한다고 하니, 정보화 시대를 유지하는 케이블의 길이가 얼마나 될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정보화 시대의 혈관에서 질병이 발생한 곳을 찾아내는 역할에 권구영 교수가 팔을 걷어붙였다.

 

권구영 교수

 

권구영 교수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서 학사 및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동 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20219월 동국대학교에 임용됐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 전력 설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진단하는 기술들에 관해 연구해왔다.

 

제가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건전성 예측 관리(PHM: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분야입니다.”

 

건전성 예측 관리는 전력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전기 설비들의 상태 진단을 목표로 하는 분야로, 사람에게 있어서 청진기와 같은 진단 도구를 개발하는 분야이다. 권 교수는 전력 시스템 내에 다양한 전력 설비 중 케이블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전력 시스템에서 케이블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혈관에 해당하는 설비입니다. 전력을 전송하거나, 제어 및 계측 신호를 전달하고 또 전달받는 통로로 사용되죠. 케이블에 고장이 발생한다면 보수 및 교체를 위해 정확한 고장 위치를 알아야 하고, 나아가 고장이 발생하기 이전에 케이블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진단 기술은 전력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력 케이블의 고장은 원활한 전력 전송을 방해하여 블랙아웃이라고 하는 국가적 정전사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원자력발전소에서 주로 사용되는 제어 및 계측 케이블에 갑작스러운 고장이 발생하면 원전 중대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케이블 상태 진단과 건전성 관리는 상당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권 교수는 최근 연구 분야를 확장하여 산업용 로봇 케이블 진단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권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에 선정되어 5년간 총 75천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딥러닝 기반 산업용 로봇 케이블 진단 기술 개발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지속적인 반복 작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산업용 로봇 케이블의 단선 및 합선 등의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고장이 발생할 시 고장 위치 및 정도를 추정하는 딥러닝 기반 케이블 진단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는 인공지능 기술과 케이블 진단 기술을 융합하여 진단 성능을 높이는 연구들을 수행해왔습니다만, 최근 산업용 로봇 케이블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산업용 로봇 케이블이 다른 케이블들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 교수는 산업용 로봇 케이블이 가진 특징들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먼저, 협소한 영역에 밀집되어 포설되는 산업용 로봇 케이블은 산업용 로봇의 반복 작업으로 인해 마모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케이블 피복의 마모는 합선이나 단선 등의 고장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로, 산업용 로봇 케이블은 지금까지의 진단 대상 케이블들에 비해 길이가 훨씬 더 짧다는 특징을 가진다. 케이블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정확한 고장 위치를 탐지하기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 이 밖에도 산업용 로봇은 계속해서 움직이기에 케이블의 물리적인 형태 역시 매 순간 변화한다. 로봇의 움직임으로 인해 배선의 상태들이 미세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케이블 진단 기법을 적용하기에는 힘들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권 교수는 딥러닝 기반의 케이블 진단 기술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산업용 로봇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을 때 많은 정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딥러닝 기술을 통해 경계를 설정한다면, 정상 데이터 범주에 들어오지 못하는 비정상 데이터를 구분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접근에서 이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권 교수의 연구가 더 발전된다면 산업용 로봇에서의 고장 발생 구간은 물론 정밀한 위치까지 추정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서는 실시간 센서들을 사용하여 고장이 발생하기 이전에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연구의 최종적인 목표이다. 이러한 목표가 달성되면 케이블 고장이 발생하기 전에 교체 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정전사태를 방지하거나 위험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스마트 안전 관리가 가능해진다.

권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전기안전> 과목을 개발하였으며, 안전 분야에서 활용되는 최신 인공지능 및 딥러닝 기술들을 스마트안전공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고 있다. 권 교수는 2022학년도 1학기 공학 계열에서 강의평가 최고점을 기록하여 우수강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임용 후부터 모든 학기에서 공학 계열 상위 5% 교원에 선정되어 재직 기간 중 한차례만 수상할 수 있는 동국 명강의상을 수상하였다.

 

권구영 교수

 

WISE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최근 우리 학교는 LINC 3.0을 비롯하여 다양한 국책 과제를 수주하였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질 향상, 교육 환경 개선, 교육 과정 개발 등 모든 방면에서 캠퍼스 이름에 걸맞은 혁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캠퍼스 구성원들 모두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전기전자공학이라는 넓은 분야에서 케이블 진단이라는 한 분야를 10여 년에 걸쳐 연구하고 있는 권구영 교수, 수년 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딥러닝 기반 산업용 로봇 케이블 진단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