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치루고 난 뒤에 과목마다 못 푸는 문제가 한 둘은 꼭 있다. 보통은 그 문제를 기억했다가 시험이 마친 뒤에 다시 확인을 할 수 있지만 시험에 집중하다 보면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렇듯 대학에 들어와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공부가 시험을 기준으로 마친다는 느낌이 있다는 것이었다. 시험 때 오답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싶어져도 확인을 할 방법이 없고, 그것을 다 기억하고 있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배운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해도 영 찝찝한 기분이 가시지 않는다. 지금의 학교 공부는 학문적 소양을 기르고 탐구하는 공부가 아닌 시험을 위한 공부가 된 것 같은 주객이 전도된 환경이라 생각된다. 하물며 고등학교 시험도 집에 들고 가서 다시 훑어볼 수 있도록 시험이 끝나면 시험지를 가져갈 수 있는데 대학에선 그것이 없어서 아쉬웠다.
시험에 따라서 종종 문제가 이상하거나 선지가 중의적으로 읽히는 문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시험이 끝난 뒤에는 이의를 제기하거나 확인하는 데에 있어서 학생 입장에서는 매우 소극적이게 될 수 밖에 없다. 시험을 치루는 도중에 이의를 제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이 역시 중 고등학교 시험과 비교 했을 때 중 고등학교 시험은 주관식 문제 같은 경우 시험이 끝난 뒤에 학생과 채점한 것을 확인하고 학생이 채점한 결과에 대해 수긍하거나 채점 기준을 확인하므로써 자신의 답에서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뿐만 아니라 선생이 보지 못한 문제 오류를 집어내어 문제를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즉 시험에 대한 학생과 선생의 피드백이 시험 전후에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어 서로 부족한 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된다면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교수들의 부담이 조금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족보와 같이 학생들의 시험 문제 복원 능력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의식해서 겹치는 문제가 없도록 항상 고민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족보라는 것은 이미 대학별로 그리고 과목별로(물론 우리 학교에서는 전공과목 말고는 족보라는 것을 많이 못 봤지만) 공공연한 비밀로 성행하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학생들의 시험을 점검할 기회를 빼앗아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또 완전히 시험 문제를 공개하므로서 오히려 족보를 수집하는 차이에 따른 불공평함을 없앨 수 있어 시험 점수를 내는 데에 더 공평하다고 생각된다.
그리하여 제안 하고 싶은 아이디어는 시험이 끝난 뒤에도 시험지를 확인 또는 해설 할 수 있는 강의 시간을 따로 만들거나 학교차원에서 의무적으로 교수진들이 학생이 개인적으로 찾아오더라도 시험지를 공개하고 같이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기간을 설정하고(예:시험기간이 끝난 바로 다음주까지) 수업 첫시간에 강의계획을 설명해야 하는 것처럼 이에 대한 홍보도 반드시 하게 하여 학생들이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해 주면 좋을 것이다. 대학 시험이 시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점검하고 부족한 것을 채우는 과정이 되길 바라는 바이다.